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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 기후테크 뉴스레터 54호(기업인터뷰:빈센)
기업인터뷰:빈센(VINSSEN)
- 작성자 : 넷제로 2050 기후재단
- 2026-01-12
- 조회수 : 1081 건
1) 빈센(VINSSEN)을 창업하시게 된 계기와, 수소에너지 중에서도 해양 산업을 선택하신 배경은 무엇이었나요? 또한 회사를 운영해 오면서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지켜 온 빈센의 핵심 사명과 방향성은 무엇인지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위기 = 기회”
2016년 즈음, 우리나라 조선 시장은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였습니다. 그 시기 미국에서 테슬라가 전기차로 세계 시장을 흔드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기술이 산업과 시장을 어떻게 바꾸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해양 산업에도 전기 동력 장치를 적용할 수 있다면, 선박 산업도 혁신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매일 밤 관련 자료를 공부하였으며, 1년이 넘는 시간을 공부하고 고민했습니다. 순수 전기 추진 선박이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을 믿었고, 그 믿음이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처음 목표는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 추진 시스템 개발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습니다.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추진 시스템의 적용은 성공하였지만, 물의 저항은 공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고, 대형 선박의 장거리 항해에서는 배터리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이에 저희가 관심을 돌린 것이 수소연료전지 기술이었습니다. SOFC와 PEMFC 두 가지 기술을 비교 연구하였으며, PEMFC가 해양 환경에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PEM연료전지는 100도 이하 저온에서도 즉시 시동이 가능하며, 부하 변동에도 빠르게 대응합니다. 이미 자동차 산업에서 대량 상용화가 이루어져 검증된 안정성과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습니다.
저희 빈센은 PEM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 선박의 핵심 도력 장치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해양 산업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 확장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단순히 친환경 선박을 만드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한 해양 산업의 미래를 여는 것이 빈센의 변하지 않는 사명이자 방향성입니다.
빈센 회사전경
2) 뉴스레터 독자에게 빈센을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어떤 회사라고 설명하고 싶으신가요?
빈센은 수소와 전기 기반 추진 기술을 실제 선박에 적용해, 바다 위에서 작동하는 탈탄소 기술을 상용화까지 연결해 온 친환경 해양 모빌리티 전문 기업입니다.
3) 빈센은 국내 최초 순수 전기 추진 여객선과 수소 연료전지 기반 해양 선박을 개발해 왔습니다. 기존 디젤 선박과 비교했을 때, 해양 수소·전기 선박이 갖는 기술적·환경적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기존 디젤 선박과 가장 큰 차별점은 운항 과정에서 탄소 배출과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디젤 선박은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소음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지만, 전기·수소 선박은 이러한 요소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승객과 승무원의 체감 환경 개선은 물론, 향후 강화될 국제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기술적인 구조에서도 차이가 분명합니다. 디젤 기관은 연소 기반 구조로 인해 소음과 진동, 유지보수 부담이 필연적으로 발생하지만, 전기 및 수소 연료전지 추진 시스템은 전력을 직접 생산·사용하는 방식으로 보다 정숙하고 안정적인 운항이 가능합니다. 또한 전력 시스템의 모듈화가 가능해 선박의 크기와 운항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으며, 수소연료전지는 장시간 운항이 필요한 조건에서 배터리 단독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소형 선박을 넘어 대형 선박으로 확장 가능한 기반이 됩니다.
국내 최초 수소선반 '하이드로제니아'
4)정원드림호를 비롯해 실제 운항 및 상용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술 개발 단계에서는 미처 예상하기 어려웠던 현장의 어려움이나 제약은 어떤 점들이 있었나요?
기술 개발 단계에서는 성능과 안전성에 집중하게 되지만, 실제 운항과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면 전혀 다른 종류의 어려움을 마주하게 됩니다. 선박은 단순한 장비가 아니라, 기상 조건, 접안 환경, 항만 인프라, 운항자 사용 패턴, 선원 숙련도까지 함께 고려돼야 하는 복합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소·전기 추진 시스템은 기존 디젤 선박과 운용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운항 매뉴얼과 선원 교육, 비상 대응 체계까지 새롭게 정립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기술 개발 단계에서는 충분히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이었습니다. 현장 운항을 통해 하나씩 확인하고 보완해 나간 경험들은 이후 설계와 시스템 고도화에 중요한 기준으로 반영되고 있으며, 기술과 현장 적용을 동시에 고려하는 접근의 필요성을 더욱 분명히 해주었습니다.
정원드림호 (순천만 국가정원 유람선)
연푸른호 (거제시 연초댐 관리선)
5)선박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과정에서 KOMSA 인증, NTQ 인증, 이탈리아 선급협회(RINA) 형식승인 등을 획득하셨습니다. 이러한 인증·검증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으며,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아직 표준화가 충분히 정립되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기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기술의 특성을 선박 안전 체계 안에서 어떻게 설명하고 입증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특히 수소는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우려가 큰 에너지이기 때문에, 설계 단계부터 운용 시나리오, 비상 대응까지 보다 보수적인 검토가 요구됐습니다.
빈센은 인증을 사후 대응이 아닌 기술 개발의 연장선으로 보고, 개발 초기 단계부터 인증과 검증을 전제로 한 설계를 진행해 왔습니다. 결과를 먼저 제시하기보다는 설계 의도와 안전 철학, 운용 개념을 관계 기관과 단계적으로 공유하며 함께 검증해 나가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또한 실제 선박 적용과 시험 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이 개념이 아닌 현장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임을 지속적으로 입증해 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인증을 기술을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으로 인식하게 한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100kW 연료전지시스템 경사시험
250kW 연료전지시스템
6) 대표님께서 보시기에, 해양 수소·전기 선박 확산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은 무엇인가요? 기술 자체보다는 인증·안전 기준, 인허가, 인프라, 사업성과 같은 구조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느끼시는지도 궁금합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장애요인은 기술 자체보다는 인증·안전 기준, 인허가, 인프라, 사업성으로 이어지는 구조적인 요인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수소연료전지와 전기 추진 시스템이 이미 충분한 가능성과 성능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를 실제 시장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제도적 환경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기술일수록 기존 기준 안에서 해석되고 검증돼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게 작용합니다. 여기에 연료 공급과 충전, 정비 인프라까지 함께 갖춰져야 사업성이 성립되는 구조 역시 초기 시장 형성의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빈센은 이러한 현실을 전제로, 기술 개발과 동시에 제도와 사업 구조를 함께 고민하며 하나씩 풀어가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7) 해양 수소·전기 선박과 같은 기술이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 현실적인 가능성과 함께 기술의 한계도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해양 수소·전기 선박은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해양 산업이 배출하는 탄소를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특히 운항 중 직접적인 탄소 배출이 없다는 점에서, 기존 화석연료 기반 선박을 대체할 수 있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다만 이 기술이 단기간에 모든 선박을 대체할 수 있는 만능 해법은 아닙니다. 선종과 운항 조건, 에너지 공급 환경에 따라 적용 가능성에는 차이가 있으며, 수소 생산과 공급 인프라, 비용 구조와 같은 현실적인 제약도 존재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기술들이 이미 가능성의 영역을 넘어 현실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적용 가능한 영역부터 하나씩 확장해 나가는 것이 해양 산업 전반의 전환 속도를 높이는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8) 앞으로 빈센이 집중하고 있는 신규 프로젝트나 핵심 기술·시장 분야는 무엇이며, 향후 5년을 기준으로 빈센의 기술과 사업이 친환경 해양산업과 탄소중립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빈센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시장은 대형 상선을 포함한 상업 해운 분야입니다. 중소형 선박과 내수면·연안 선박에서의 실증과 상용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대형 상선 적용을 위한 기술 검증과 운항 데이터 축적 과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출력 확장이 가능한 모듈형 연료전지 시스템을 중심으로, 선종과 운항 조건에 따라 수소, 전기, 개질 기반 연료 활용 등 다양한 에너지 조합이 가능한 추진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향후 5년을 기준으로 빈센은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장해, 친환경 해양 기술이 해운 산업 전반의 탄소중립 전환을 이끄는 실질적인 해법 중 하나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빈센 대형 상선용 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9) 마지막으로, 해양 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이 왜 중요하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빈센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해양 산업은 전 세계 물류와 에너지 흐름을 지탱하는 핵심 산업이지만, 동시에 탄소 배출 비중도 큰 분야입니다. 선박은 한 번 건조되면 수십 년간 운항되기 때문에, 지금의 기술 선택이 미래의 환경 부담으로 그대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점에서 해양 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빈센은 탄소중립을 거창한 구호로 보지 않습니다.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고, 사람들이 이를 신뢰하며 사용하게 될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완벽한 해답을 기다리기보다, 지금 가능한 선택부터 실행해 나가는 것이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빈센 수소연료전지 추진 선박 '하이드로제니아'








